여름
94. 비
초막
2022. 8. 31. 22:43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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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마지막날
여름비도 가을비도 아닌
웬 비가 이리 청승맞게 내리는가.
푹푹 찌는 가마솥 무더위도
자연 앞에 맥없이 사그라졌고
세월 나이 들어간다는 증표일까.
/
안되는 것이 더 많은 세상
삶은 내 고집 욕심 아집을
얼마나 꺾고 참느냐인데
알면서도 잘 안 되며
지혜와 어리석음의 갈림길
지나면 생각나는 게 많네
/
나에겐 아무것도 아닐지언정
다른 사람에겐 걸림돌이 될 수도
소중한 것이 될 수도 있는데
그냥 져버린 지난날의 사연들
빗소리 운치에 씻겨져 내린다.
/
추억 그리움 슬픔 서글픔
아쉬움의 비가 세차게 내린다.
저마다 각자 처한 처지에 따라
느껴지는 기분은 다를 텐데
/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
답없는 야기 끄적여본들 뭣하리
작은 것 하나라도 느끼는데
그 묘미가 있는 거 같다
/
느낌있는 생각하는 삶이란
일상이 곧 수행 이여야 하며
비교 후회 가정 추억 그리움
모두가 아쉬움의 발로며
부질없다는 것을 알지만
자꾸 만지작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