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93. 울 엄마

초막 2022. 8. 30. 13:29

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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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울 엄마 할매들
자식들 어지간히 키워 철들면
자식들 보고 하는 말(야기)
내가 너거들 집에 (시집)와서
속 썩이고 고생한거 말로 다 할수없고
책으로 쓰면 몇 권이 될 거라며 푸념
얼마나 속상하고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그 야기 말로도 글로도 못 전하고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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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들 들어 줄 사람도 없을테고
글로 옮겨 남기려 해도 까막눈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 시절 생활상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모르는 게 더 많고 1/10이라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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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파트문화 층간 소음으로 갈등?
한집에 한둘 있는 아이들이 뛰어서 그런데
예전엔 한집에 보통 5-8명 정도 아이들인데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몰려다니면서
장난도 말썽도 작당을 많이 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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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탕치며 가구살림살이 깨지기는 다반사고
방 구들장이 무너지기도 하고
담아놓은 곡식 쏟고 흩어져 난장판
옷도 이불도 찢겨지고 코피도
흙방바닥 돗자리에서 올라오는 먼지
지금의 아파트라면 칼부림 나고
소송 걸리고 난리 사달 났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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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입을거 생활용품 부족한 그 시절
마구 뛰면 “배가 안 꺼져 그러냐” 핀잔
거칠게 놀면 몸 다칠거 걱정보다
옷 달고 찢어질 거를 먼저 걱정하였는데
지금과는 너무 거리 멀고 상상도 안 가지만
불과 수십년 반세기 전 있었던 일들인데
그 이전은 더 참담하고 암울한 시절이였을 텐데
지금의 호들갑은 지난날의 군상을 잠재우나.
그 호들갑이 얼마를 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