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120. 겨울 낙엽

초막 2022. 1. 29. 14:47

낙엽을 밟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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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의 잘 정비된 도로따라 넉넉한 여유 공간의 인도

쭉쭉뻗은 길다란 가로수길 손바닥만한 넙다란 낙엽들이 수북히 내렸다.

어렸을적 시골에서 가을걷이 밤수확 할 때면

장대로 두들겨 바닥에 떨어진 밤송이 풍경과 흡사하다.

가을추수하여  마당 가득히 널어 놓고

가을타작 할 때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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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는 기분

마음에 여유가 있고 가진자들은 낭만으로 아름답게 보일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살림살이에 시달려 어딘가 쫓겨가는 듯한 기분에

걱정거리라도 있으면 풍성한 낙엽도 쓸쓸함으로 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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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턴 즐비하게 떨어진 갈색 낙엽들

그 중에는 푸른색을 띤 잎사귀도 간혹 섞겨있다.

떨어지더라도 갈색 낙엽은 싫은가 보다

생각에 따라 많은 것을 연상시킨다.

풍성한 낙엽의 장관 부처눈에는 부처로 보이고

개눈에는 뭐로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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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앙상한 가지만 들어낸 나목이 하나 둘 늘어간다.

서글프게 생각하면 우울해지고

넉넉하게 생각하면 푸군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도심에서는 태울 수 없어 냄새를 맡을 수 없지만

그래도 가을의 냄새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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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어딜가나 갈색나뭇잎 지천이다.

마지막 남은 단풍잎 안간힘을 쓰지만 서서히 빛을 잃어간다.

지난날 어떤 색갈을 띠고 살아왔건

마지막 갈때는 저렇게 갈색을 남기고 떠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