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37. 숙명
초막
2022. 1. 23. 20:58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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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거 따져본들 무엇하며
탓해본들 뭐가 달라지겠냐.
통하지 않으면 말짱 개털
지난날 삶의 한 단면이며
나의 얼굴이고 거울인데
그게 업보 업장 팔자
운명 숙명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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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참고 또 참으며
사는 게 인생인지라
정의,도덕,염치,양심
도리 정도 순리도 있으며
이를 크게 벗어나겠는가.
더 썩었고 더 더러운데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랴
/
하얀 눈 내려 겨우내
세상이 덮어져 있지만
봄 되면 꽝꽝 얼어붙은
얼음장 밑도 녹아내려
밖으로 다 드러나거늘
감추고 숨길 것도 없다.
/
슬퍼하거나 원망치 마라.
인생사 말하면 할수록 점점
길어지는 말(言)과 말(言)들
어리석음과 지혜의 갈림길
어떤 길을 걸어왔으며
앞으로 갈 길은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