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114.겸손

초막 2021. 4. 20. 16:51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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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택한 길인데

내가 만든 길인데

한심하기 짝이 없고

서글프기 거지 없다.

죄가 따로 있나

벌이 따로 있나

마음 한편 거슬리면

그것이 죄가 되고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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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한 길도 지나서 멀리서 보면

다 이유가 있고

전체적으로는 평형을 유지한다.

한치 앞 두 치 앞도 못 내다보면서

무슨 일을 한다고??

바로 밑만 내려다 봤으니

제대로 보일 리가 있나.

세상이 불공평한 것 같지만

공평하게 순리대로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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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려고

세상 무서운 줄 몰랐던가.

그러니 한심하고

어리석기 거지 없고

멍청이가 따로 없다.

바람아 불어라

눈보라야 몰아 처라.

어떤 눈보라

비바람이 몰아 닥쳐도

나는 다 아는데.

무엇이 두렵고 겁 날 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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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세우지 않으리

나서지 않으리

내 앞장 닦기도 바쁜데

무슨 잡념을

그렇게 많이 짓는가.

고소한 냄새가 등산을 하고

비웃는 소리가 진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