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한가위/z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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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추석명절 한가위가 다가옵니다.
명절 때면 지난날을 돌아보며 조상에게 제를 올리고
흩어져 있던 가족들도 모여 맛있는 음식도 먹고
친인척들도 찾아뵙는 게 명절날의 풍경이지요.
시대 따라 풍속도는 약간 변모해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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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후에는 먹거리가 부족하여 많이 배고프고 굶주려
보릿고개(보리가 익기전 베어서 먹음)가 있었다고 하지요.
60년대는 명절에 새옷 한 벌 얻어 입으면
오래도록 입다가 동생에게 물려주고
제사지낸 후, 과자 과일 등은 아이들에게 분배하고
(사과 배는 모자라서 쪼개어서 분배)
떡 부침개는 평상시 자주 먹지 못한 음식이라
명절 때나 맛나게 실컨 먹으니
명절이 즐겁고 기다려졌지요.
8-90년대는 도시로 몰려들어 귀성전쟁이 일어나
수도권 도시에서는 관광버스로 전국으로 실어 나르며
2-3백키로 길은 12시간 이상 걸리는데
지금은 종합버스터미널이 생기고 승용차로 이동하고
고속도로등 길이 잘 다듬어져 3시간이내에 가고
역귀성이 늘어 이동 풍경이 많이 달라졌으며
일부 사람들은 연휴를 맞아 해외나
유명관광지로 놀러가서 명절을 쇠기도 하니
예전에는 조용하던 관광지가 지금은 북적이고
먹고 입고 보고 듣고 즐길 것이 풍부한 세상이니
명절 선물도 물품보다는 현찰이 최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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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풍족한 세상이니, 명절이라고
특별히 즐거운 것도 모르겠고
좋아지고 편리해진 세상이지만
좋다거나 고맙게 못 느끼고
그냥 무덤덤한 명절 같기도 합니다.
명절이 오히려 돈 들어갈 일, 상차림 고된 일 등으로
명절 쇠고 나면 명절 증후군을 앓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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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명절날 아침에, 아파트 정자벤치에
가족이 없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어떤 노부부가
아무 말 없이 몇 시간을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지금은 돌아가셨는지 안 보이네요.
젊은 새댁은 제수 음식인 듯한 과일 과자 부침개 떡 등을
한바구니 담아와 음식물 쓰레기통에 그냥 버리던데
60년대는 차례지내고 과자나 떡 하나 더 먹으려 했는데??
좋아진 거도 많지만 이런 씁쓸한 풍경들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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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명절은 명절 즐겁게 맞이하여야 하겠지요.
풍요로운 물질문명 속에서
달라져 가는 명절풍속도, 옛날 못 살던
그 시절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요즘의 아이들은 명절을 어떻게 기억할까.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지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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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세대 연령대가 다양한데
생각들도 많이 다르겠지요.
그러나 세상 기준은 변함이 없으며
주고받는 많은 야기들
세상을 이해하고 알아 가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라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