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아름다움

85. 세월/카

초막 2017. 4. 28. 15:35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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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이여

오는 세월이여

누구는 그렇게 빨리 오고가고

누구는 느리게 천천히 간단 말인가.

너는 이미 알고 있건만 어이 말이 없는가.

온다고 하면 오는 것이고

간다고 하면 가는 것인데

무엇을 알고 싶고 무엇이 궁금하단 말인가

그것은 내 욕심 내 집착 내 마음 아닌가.

욕심도 만족도 끝은 없으며

지금 이 자리가 최고 명당자리고

현재 이시간이 가장 중요한데

항상 지나고 나서 깨닫게 되니

매번 어리석은 중생이 되나 보다.

세월가면 잊어지는 게 세상만물의 이치인데

잊지 못하고 아리하게 다가오는 기억들은

아픈 가슴 더욱 아프게 하며

세월가도 기억해야 할 것이 있고

잊어야 할 것은 잊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고통과 괴로움인가 보다.

그렇게 저렇게 한세상 흘러가는 세월

그 역사가 얼마이든가

나의 흔적은 먼지 하나 티끌 하나도 안 되는데

그기에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세월은 모든 것을 잠재우며 무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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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세상에 영향력 까치고 좀 더 많이 가지고

흔적남기는 게 편하다면 이게 목적일수도 있고

그렇게 떠들썩하게 살다가 가신 분들도 있으며.

하지만 그 반대일수도 있다.

세상에 영향력 최소화 하고 흔적 남기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살다가 가시는 분들도 있다.

높은 고승들 중에는 검정고무신 한컬레 누더기 먹물옷 한 벌

발우대(밥그릇) 한 벌로 생활하시다가 가신 분들도 있는데

휴지 한 장, 쌀 한 톨, 요지하나 아끼면서

필요할 때 안 쓰며 청승맞게 살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필요한 거만 사용하는 거도 편안하다.

그렇다고 먹을 거 안 먹고 쓸 거 안 쓰며

일부러 궁상 떨며 살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