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22. 쉼터에서/

초막 2014. 6. 12. 17:59

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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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 놓은 벤취에 먼지만 뽀얗게 내려 앉아있다.

비에 젖은 시커먼 때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

않아서 내 엉덩이로라도 닦아 주어야지

마음 같아선 빗자루로 나뭇잎도 쓸고 닦아주고 싶지만

그냥 나왔으니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옷에 묻을까봐 대충치우고

세상 이야기를 끌쩍여 본다.

푸르름이 좋고 자유가 좋고 여름이 좋다.

가장 좋은 것은 나맘의 마음의 자유가 아니겠는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속으로 무어라 한들 상관없다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니까

나도 그들을 모르는데

그들인들 어찌 나를 알겠는가.

그렇게 사는 것이 그들의 인생이고

이렇게 사는 것이 내 인생 아니겠는가.

누구도 구속하는 자는 없는데

네 속박에 내가 스스로 묶인다.

한적한 나무 그늘아래 혼자만 앉아 있으니

좀 미안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