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85. 뒤끝
초막
2014. 6. 5. 17:29
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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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행사나 큰일 치룰 때는 구름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어
시끌벅적 많은 관심을 끌며 이목이 집중되지만
끝나고 나면 시드럼해지며 폭풍후가 지나간 뒷자리처럼
고요하고 활량하고 썰렁하기가 거지 없다.
거기다가 날씨마저 흐릿하여 하늘이 나지막하면 더 쓸쓸한 분위기다.
푸르게 꽉 우겨진 나무들도 이런 날씨 탓에 꿈쩍하지 않고
말없이 세상을 지켜보는 것 같다.
6.4지방선거를 치르고 난다음의 풍경이다.
어느 지역은 비까지 주절추절 내린다니 더 황량할 것이다.
선거에서 당선자는 이 세상을 다 얻은 듯 만면에 웃음을 띠지만
날씨는 낙선자의 허전한 분위를 잘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초박빙으로 당락이 바뀐 곳도 있는데
승자와 패자의 기분 당사자가 아니면 말을 말아야지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라고 했는데
4년 후를 생각하려면 승자도 패자도 기분에 젖어 있을 것이 아니라
선거전 초심의 그 마음으로 더 겸손하며
선거 과정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어떤 기분이든 잠은 자야하고 먹어야 생체리듬을 유지한다.
이재 곧 월드컵 열기로 온 나라가 후끈 달아오를 텐데
좌우간 볼거리 많은 세상이여서 좋다.
선거든 운동경기든 승부처 갈림길에서 승자와 패자로 나누어지며
돌아보면 노력도 있어야 하고 실력도 있어야 하고
그리고 운도 따라야 한다.
운은 “盡人事待天命” 하늘의 처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