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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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란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힘이나 세력 따위가 한번성하면
얼마못가서 반드시 쇠하여 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권불십년(權不十年)과도 서로 상통한다.
꽃도 꽃 나름이고 제각기 피고지는 시기가 있다.
봄, 여름, 가을, 심지어 겨울에 피어나는 꽃도 있다.
요즘에는 온실 속에서 자라나니 피는 시기는 옛말이 되어간다.
그러나 피아나면 언젠가는 반드시 진다.
이렇게 열흘이 못가는 꽃이 있는가하면 좀 더 길게 가는 꽃도 있다.
몽우리도 맺지 못한 것도 있고 몽우리를 펼치지 못한 것도 있고
이렇게 피어나지 못한 이름 없는 꽃들에 비하면
하루라도 활짝 피어보는 화무십일홍은 호화스런 말이다.
화무십일홍의 탐스러움도 질 때는 추하고 보기가 그렇다.
피었을 때 화려함 못지않게 질 때도 곱게 져야 보기가 좋다.
칭송을 받으며 권좌에 올랐을 때 위세와 당당함은 어디가고
권좌에서 부정비리로 수갑 차고 구치소로 가는 초라한 뒷모습은
추하기 거지 없고 화무십일홍 권력십년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삶에 있어서도 저마다 피어나는 시기가 있다.
초년에 중년에 말년에 저마다 피는 시기가 다르며
피어나지도 못하고 지기도 하고 피었다가 중간에 지기도 하고
오래도록 우아하고 화려하게 피었다가 곱게 지기도 한다.
이제 봄에 핀 꽃은 지고 여름에 피어날 꽃들이 서서히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몇 달 후면 봄꽃이 지듯 여름은 가고 가을의 꽃이 등장한다.
어느 시기에 피어나든 영원치 않으며 화무십일홍을 명심하여
겸손하고 우아하게 피었다가 곱게 져야 보기가 좋고 아름답다.
그동안 정치권의 4년짜리 꽃도 5년짜리 꽃도 보았는데
영원한 것은 없었으며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이였다.
요번에는 어떤 꽃이 피어날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