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살다보면
살다보면
/
지나날 원망스럽고 서운하고 후회스런 것이 어디 한두 개 이든가.
못나고 초라하면 그냥 그렇게 삼키고 살아야 한다.
그렇다고 다 말할 해서서도 안 되며
따져보면 이유 없는 무덤이 어디 있겠는가.
덕과 생각의 깊이에 따라 심지가 드러나는데
심지가 얕으면 사리구분 못하고 마구 촐싹거린다.
못났으면 아프지나 말고 건강해야 하는데
아파서 몰골이 말이 아니면 살아가는 것이 죽을 맛이다.
지나보니 그때가 봄날 이였는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게 아닌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때늦은 뉘우침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지울 수가 없다.
못나고 어리석어서 그런데 무엇을 핑계 찾아 누구를 탓할 것인가.
다 부질없는 망상이며 멍청하고 염치스런 양심을 탓해야지
그 무슨 말로 포장하고 덧 씌워도 소용이 없다.
그동안 기회도 많았으니 운명이라 하기 엔 너무 아전인수 격 아닌가.
아직도 한심스런 작태는 헛발질을 자주 한다.
지난날의 아쉬움을 생각하면 화도 나고 염치스럽다.
다 못나서 그런데 어리석음의 극치를 본다.
그래도 참고 가야지 지금 어찌 하겠는가.
비우고 내려놓으면 탓할 것도 원망스러울 것도 없다.
매번 막다른 골목 어찌할 수 없어 받아들이는 운명이 서글프다.
남의 밥의 콩이 커 보인다고 부럽기도 하고 어리석음의 치부를 찌른다.
그래도 어찌 하겠는가 내가 만든 팔자이고 운명인데
누구를 만나고 헤어짐도 돌아보면 다 이유가 있고 맞다.
좋은 것만 바란다고 다 향기가 나고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다
들어나지 않은 내면의 토양과 환경이 격에 맞아야한다
골이 깊으면 골이 깊고 골이 깊으면 산이 높은 법
길게 멀리 넓게 보면 그 원리를 안다.
모르면 명주 고르려다가 삼베 고른다.
세상 무어라하든 오늘도 하루해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