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봄은 맛이다./

초막 2014. 2. 27. 12:25

 

봄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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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한 바람이 귓전을 맴돌지만

따스한 해 볕은 봄이 오는 것을 알린다.

닫는 곳마다 차가움이 가시지 않았지만

봄의 향기를 머금은 공기는 속일수가 없다.

짹짹 찍찍거리는 새소리가 정겹다.

해도 무척 길어졌다.

곧 있으면 파란 잎사귀 파릇파릇 돋아나고

노란 연분홍 꽃망울도 터뜨릴 것인데

성급한 마음은 그 날을 기다린다.

많은 봄을 맞이하였는데

올해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 올까

따스하게 모든 것을 다 녹여서면 좋겠다.

매년 엄청난 변화를 거듭하며

10년 전과 지금은 많이 다르다.

나도 늙어가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따스하다.

언제 앉아도 편안한 자리 나의 자리가 좋다.

이 자리의 고마움을 감사할 줄 알자.

그렇지 못하니 혼란스럽고 어지럽다.

비우고 내려놓는 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알면서도 안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내보이고 자랑하고 싶어 하는 교만한 마음

갓 담은 김치는 풋내가 난다.

맛 들기 전에 군둥내를 풍긴다.

풀이 죽고 간이 베어야 제 맛이 난다.

봄은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