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살아보니/
살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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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모르는 유년시절도, 꽃 같은 이팔청춘도, 피 끓는 젊음도,
중년도 장년도 그냥 그렇게 흘러 보내고
황혼에 문턱에 다다르고 보니
만족에 감사함보다 미련의 아쉬움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많이 산 것은 아니지만 숨 쉬고 있으니
지난날에 감사하며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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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왜 그러 했을까.
말 한마디에 천양 빚을 갚는다고 했는데
아무것도 아닌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으며
기분 내키는 대로 촐랑거렸으니
참고 기다리고 헤아려 준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세상엔 수 틀려 돌아서는 자들도 많은데
후회?? 반성?? 언젠가는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할 것이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말 한마디 때문에
운명이 바뀐 자도 많은데
돈으로 머리로 배경으로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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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치는 외형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
누구와 만나고 헤어짐은 운명이라 할 수 있는데
조건 없이 내 마음 헤아려줄 사람은 없다.
살아보니 학벌도 외모도 명예도 부도 잔머리도
겉치레도 생각처럼 그렇게 대단한거는 아니다.
그것은 잠시 기분 좋게 하는 것이지
삶의 만족도 행복의 전부는 아닌데
그기에 목매여 삶의 전부로 착각하기도 한다.
삶의 가치(보람)와 행복은 마음 씀씀이 삶의 지혜다
지혜는 참고 용서하고 물러설 줄 알고 겸손할 줄 알고
이런 것이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처지가 되면 이보다 더 답답할 수는 없는데
그래서 결별하고 원수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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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엇인지 나이 들어 갈수록 절실하게 다가온다.
공부 잘하여 좋은 학교 나와 많은 지식 부와 명예를 가질지언정
그것은 생활이 좀 편리하고 편안할 뿐이지
삶의 목표(가치)는 아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맞추어 살다보면
무엇인가 마음에 와 닫는 게 있다.
그것이 삶의 지혜이고 깨달음이다.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