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행복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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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행복하면 행복할까.
그렇게 느껴지는 행복이 과연 얼마를 갈 것 같으며
오래도록 영원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은가.
내가 행복하려면 가족도 행복해야 하고
주변도 행복해야 하고 더 나아가 사회도 국가도 행복해야 한다.
일제 강점기나 6.25때 얼마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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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고생스럽지만 자식과 가족의 행복을 보며 참기도 한다.
좀 더 나아가 내 주변이 행복하고
사회와 국가가 평화스럽고 안정 속에 발전하는데
같이 좋아하고 행복해 한다면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며
그렇지 못하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
내 그릇의 크기에 따라 행복의 범위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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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든 비도덕적이든 나 혼자만 잘 먹고
편안함에 만족 해 한다면 동물과 뭐가 다른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짜릿 짜릿한 감촉
그 순간에야 뭐가 눈에 들어오겠는가.
여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탈선이고 중독이다.
이런 나만의 만족감은 결코 오래가지 못하며
이것은 곧 불행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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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자신을 태워 주위를 밝게 하는데
초물이 뜨겁지만 참을만하지만 고통이 따르고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세상의 살신성인은 고통이 따르고 인내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마음만 먹으면 참을 수도 있다.
어차피 한세상 살다가 가는데 이제는 살아 갈 날도
살아온 날 보다 그다지 길지 않은 것 같은데
지난날을 거울삼아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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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갈수록 감각과 행동은 무뎌지지만
세상을 보는 지혜는 총명하고 맑아진다.
둔해진 육체는 맛 나는 것을 먹어도 치장을 해도 예전 같지 않다.
스스로 다스려 내안에 나를 찾아
살아있는 영혼이 맑아야 진정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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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봄, 무더운 여름, 청명한가을, 혹한의 겨울,
청량한 영혼으로 바라보니 저마다 뭔가가 느껴진다.
이런 계절의 향기를 수없이 맡아 왔건만 행복한 날들이 얼마였던가.
지나고 나서 느껴는 행복은 그리움의 후회이고
다가올 행복을 상상하는 것은 망상이며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거기에는 행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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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음미해 보자.
피어나는 새싹도, 검푸른 나뭇잎도, 울긋불긋한 단풍도,
쏟아지는 함박눈도, 이런 운치에 푹 젖어드는 여유라면
이게 행복인데 그 한 마음을 잡지 못하여 방황한다.
행복이 별다른 것은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