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살다보면/
살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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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뿌디한 것이 한두 개가 아니지요.
심각하다면 심각한 것고 아무것도 아니라면 아닌 것입니다.
굉기고 물고 늘어져 마음 아프게 한다면
이보다 더 괴로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이것이 마음이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땀이 찔찔 나고 후덥찌근 하였는데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살랑거리니 찬 기운을 느낍니다.
이런 간사한 마음을 맞추어 늘 기분좋게 살수는 없으며
그냥 그저 그르려니 하면 세상 살만하고 잼 나는 것도 있습니다.
고달파도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 아니겠습니까.
유명인사의 화려한 경력의 프로필이 신문 한 귀퉁이에 떠 지만
하루를 못 버티고 다음날 아침이면 다른 이름이 올라오지요.
대수다수 사람들의 신상은 무엇이 일어 났는지도 모릅니다.
나도 그 대다수에 속하는데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은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되는데 마음이 문제지요.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나의 가식이고 본심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떠 밀려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나의 재능도 발견하고 나도 실체도 보게 되지요.
내 못나고 짐(부담)이 될 것 같으면
가까이 하려는 자는 없으며 있는 인연도 멀리하며
그렇다고 하고 싶은 말 다하면 나만 멍청하고 바보가 되지요.
어찌 생각하면 한심하고 어리석은 삶 이였습니다.
답답하다, 답답하다 해도 내 가슴 답답한 것이 가장 답답하고
아픔 또한 남의 아픔이 커다한들 내 손톱 밑에 박힌 가시만큼 절실할까.
진정 나를 내려놓고 나를 본다면
이런 것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 날수도 있는데
생각 없이 살다보니 작은 것 하나 하나에 일비일희 합니다.
내 마음 후련하게 할 것이 무엇일까 아무리 찾아봐도 없습니다.
우려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참는다고 될 일도 아닌데
태우고, 태우고 또 태우며 잔꾀가 아닌 슬기롭게 가야하나 봅니다.
괴로워야 평상심 유지 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알며
고생을 사서도 한다는 겸손함을 깨닫습니다.
나를 일깨우는 말과 글귀는 무수히 많고 성공사례도 많지만
나에게 딱 맞는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래서 삶의 정답은 없으며 현재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옮겨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