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어지럽다/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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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행선 타면 하행선을, 하행선 타면 상행선 탈 날이 온다.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으면 태어남이 있다
종교의 믿음을 가지신 분들은 이런 윤회설을 확신한다.
삶 또한 아픔이 있기에 기쁨을 느끼고
슬픔이 있기에 감사함을 알고 깨닫는다.
일상의 일이며 지나고 나면 그립기도 하고 후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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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나쁜 기억이였지만 때가되니 사라지고 별것 아니다.
좋은 것은 좋은 대로 잘못된 것은 개선해야 하는데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아 여유가 있으면 교만해지고
잘못되면 외부 탓으로 돌리며 확대 재생산된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현재를 직시하면 참 모습이 보인다.
편안함을 꿈꾸며 잔머리 머리(계산)로는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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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에 몰려서 어찌할 수 없어
마지못해 내려놓고 물러설 때는 비극이다.
그래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며
다 내려놓고 버린다는 게 쉽지는 않다.
편하게 살려고 머리(계산)로 다가가면 그것은 위선이다.
모든 것은 상대성, 통하지 않은 다면
그것은 내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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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다가가면 마음으로 돌아오고
머리로 다가가면 계산으로 돌아온다.
여건이 좋고 편안한 것은 생각하기 쉬워도
힘들고 괴로운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내려놓고 비웠다면 괴로움도 감내 할 줄 알아야 하며
그것을 사랑하고 잘되기를 기도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나를 위하는 길이며
살자고 하면 죽고 죽자고 하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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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 하나에 매몰되면 더 큰 것을 잃는다.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세상도 나도 달라진다.
특별한 의미를 두거나 나의 무엇을 남기려고 하지 말자.
맞지 않는다고 토로하기 전에 무엇을 다듬었는가.
마음이 아닌 머리로 했다면 핑계와 변명일 뿐이다.
삶의 모범답안은 없으며
내 위안의 함정에 빠져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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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전해오는 뉴스는 온통 불신과 의심을 자아낸다.
부정과 비리가 어제오늘일이 아니지만
담합 부풀리기 빼돌리기 기타 등등
공공 민간 할 것이 총체적인 부실 소식에 우울하다.
아파트 관리비 뻥튀겨져 부실 덩어리지만,
그래도 우리 아파트는 괜찮겠지 하며 믿는다.
일부 그러하더라도 전부 그렇게 보면
내 마음이 더 큰 상처를 받고 문제가 될 수 있다.
요즘은 세상도 어지럽고 나도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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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법계의 원리는 돌고 도는데
어지러움에 비틀거리며 꽃도 열매도 떨어지고
푸른 나뭇잎도 화려한 단풍잎도 낙엽으로 떨어진다.
내처지가 곤궁하면 주변이 아픈지 슬픈지
우주법계의 원리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내일 당장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알면 불안해서 못산다.
그래도 불안하고 괴로우면 알고 싶어 한다.
믿고 잊어버리고 모르는 것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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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고 많이 가지면 그 만큼 더 생각해야 한다.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면 나는 가만있는데
길바닥이 일어나 얼굴을 강타한다.
그래도 어지러운 것을 모르니
편안하고 아픈 것도 잘 못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