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54.마음/

초막 2012. 9. 24. 12:25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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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듯 잡힐듯 하면서 잡히지 않는 마음

그 마음의 실체는 무엇일까 알 듯 말듯하며 아른거린다.

세상을 편하게 더 잘 살려고 하니

생각이 많고 그 생각이 걱정이 되고 걱정은 다시 많은 생각을 만든다.

이것이 곧 쓸데없는 마음이며 나를 불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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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내어 더 가지려고 하지 말고 뭐를 내보이고 자랑하려고 하지 말고

그리고 편하게 살려고 하지도 말자 그냥 있는 그대로 살자.

애고가 올라오면 올라오는 그대로 봐주면서 고통도 괴로움도 그대로 느껴라.

그렇게 태우고 태우다 보면 언젠가는 편안해 진다.

그렇게 완전 연소된 허물 허물한 허여스럼한 재는

형상도 냄새도 사라지고 힘도 영양가도 없다.

그 텅 빈 공간에 마음을 묻으면 좋으련만 그것이 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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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느새 생각들이 밀물처럼 밀려와 애고로 가득 찬다.

만수가 되면 고통과 괴로움의 애고에 시달린다.

그러나 때가 되면 쓸물처럼 빠져 나가는 것이 생각이고 마음이다.

그럴 때 마다 텅 빈 공간은 허전하지만 홀가분하다.

마음이란 이렇게 밀려왔다 쓸려가기를 반복한다.

사람의 마음보다 더 간사한 것은 없다.

어느 한곳에 집착하여 그 어떤 애고에도 갇히지 말아야 한다.

갇히면 썩게 되고 썩으면 냄새 풍겨서 괴롭다.

갇히지 않도록 매일 태우고 태우고 또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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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설령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핑계이고 변명이다.

나는 나로부터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 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정답을 알고 있는데 자꾸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어떻게 될 것 같다는 여운의 실마리를 남긴다.

이것이 현재를 불안케 하며 혼란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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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의심하며 세상을 원망하지만 돌아보면 내가 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운명 앞에 별수 없으며 거슬러 가지는 못한다.

그 운명을 바라보고 있자니 착잡함이 밀려온다.

그저 평범하고 하찮은 깨달음인데

큰 아픔을 겪고 나서 그 소중함을 크게 느낀다.

건강이 좋은 사례이며

육체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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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던 생각 또 하고 다가오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지나간 일에 괴로워하고 쓰잘데기 없는 망상에 빠지고

이러한 것들은 불안한 마음에서 온다.

얼굴을 묻고 보일 때까지 울고 울고 또 울면서

그렇게 태우고 태우고 또 태우면

텅 빈 가슴엔 뭔가가 짠하게 흘러내린다.

그러면 진짜 내 마음이 보인다.

찬란하게 비취지는 해살의 따사로움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