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자유/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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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휘감아 도는 더위
미끈 끈적한 살갗
여름의 열기가 실감난다.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걱정 아닌 걱정
끌적찌근한 마음은 여름 날씨만큼이나 후덥지근하다.
훌러덩 훌러덩 벗어 재치면 후련 시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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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옭아매는 것은 무엇일까
과거일까 미래일까 현제일까 놓고 버리고 비워라 하지만
마음이란 지울 수 없는 것이고 나를 괴롭힌다.
진정 자유는 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인데
내가 엮어놓은 사슬이 복잡하면 자유로울 수 없다.
풀다가 안 되면 끊어 버리면 되는데
풀려고도 끊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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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가는 나를 줄 세우며 밀어내기도 끌어당기기도 한다.
상대적 평가는 끝이 없고 절대적 평가는 한계를 느낀다.
나를 구속하는 모든 속박
그 애고(애환과 고통)로부터 자유로워 질수는 없을까.
탓하지만 내가 더 그러했을지도 모르며 돌아보는 데는 인색하고
나의 고집과 욕심만을 채우려고 한다.
얽키고 설킨 사슬은 맞추어진 연줄(인연)인데 어찌 버릴 수 있으며
다른 줄 이였다면 이 세상에 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어느 한 줄이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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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은 못하니 그 애고가 쌓여만 간다.
대 자유인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
몸과 마음의 부질없는 것들을 미련 없이 태워 버려야 한다.
조그마한 쾌락과 기쁨에 사로잡혀 나쁜 습관에 길들여져 병들게 된다.
내세우려는 마음 척하는 마음 느껴지는 중압감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그 답답함에 구속되어 있지는 않는지.
걱정한다고 될 것도 아니고 무시한다고 편하지도 않다.
내려놓고 벗어 던져야 비워지며 그 열쇠는 내가 거머쥐고 으며
고뇌하고 인내하면서 갈고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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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진 언덕길 넘나들면서 깨어지고 상처받은 몸과 마음
짜릿함의 쾌감도 즐거움의 기쁨도 슬픔의 눈물도 아픔의 고통도
괴로움의 답답함도 모두가 한때였으며 내 안에 갇힌 속박인데
질근 잘근 씹으면서 하나하나 태워본다.
그렇게 다 태우고 난 빈 공간에 덩그렇게 놓이고 싶다.
텅 빈 가슴 한 컷에서 뭔가가 짠하게 흘러내린다.
내의 애고가 타고 있는 것일까 거기에 내 마음을 묻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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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 듯 잡힐듯하면서 잡히지 않는 자유
그것은 풀 수 없는 화두 같아서 영원히 잡을 수 없고
평생 추구하며 갈구하는 나의 화두가 되었다.
환경의 구속이 아니라
나로부터 구속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