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를 일깨워라/
나를 일깨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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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디서 왔으며 이 땅에 무엇 하려 왔는가.
지금까지 무엇을 하였으며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며 어디로 갈 것 같은가.
나에 대한 이런 질문엔 답을 하지 못한다.
하늘도 땅도 속일 수 있지만 나 자신은 속일 수 없기에
나는 내가 잘 알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하여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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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무엇을 내 보이고 싶고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 보고 싶은가.
생각 감정 마음의 주체는 나이지만
나의 의지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세상 어두운 면을 보면 비관적이지만
밝은 면을 보면 희망적이다.
양면을 다 보며 나의 실체를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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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내 몸이지만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나는 운명 따라 어디론가 갈 것이다.
생각 또한 천지기운 우주로부터 빌려서 그때그때 쓰고 있으니
내 생각이라고 내 것이 아니다.
다 쓰고 나면 그 생각이 돌아가게 놓아두어야 한다.
욕심이라는 집착이 그 생각을 꽉 잡고 있으니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리가 복잡한 것이다.
그러면서 가슴(마음)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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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온 생각들은 물 흐르듯 빠져나가며
하루에 5만 가지 이상의 생각을 소화하여야 하는데
생각이 많고 머리가 복잡하다는 것은 들어온 생각들로 가득 차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답답함의 현상이다.
고집이 세고 아집이 강한 자 일수록 생각을 오래 붙들고 있어
쓸데없는 걱정과 생각이 많다.
누구든 하루에 5만 가지 이상의 생각을 하지만
95%는 쓸데없는 것이고 5%만이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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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이란 이런 생각들을 정화시고
놓고 버리는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닐까.
수련에 따라 천지기운이 통하는 자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자도 있다.
종교와 믿음을 갖고 하느님도 부처님도 만난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나 자신을 만나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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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에게 제를 올리며 죽은 영혼을 청하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내 영혼부터 찾아야한다
내 영혼이 탁하면 세상도 탁하게 보일 것이고
탁하여 보이지 않으니 아무것도 만나지 못한다.
맑은 영혼 가지려면 내 자신에게 솔직하여야 하며
남들이 모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정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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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뒤처리할 때면
잘난 사람도 엉거주춤 모양새가 별로일 것이며 다 똑같다.
주변이 더럽고 지저분하다고 따라서 지저분하게 하고
침 뱉았다면 남이 본다고 생각했으면 그러했을까.
정말 나에게 솔직한지 물어 보고 싶다
보이지 않는 곳이 어디 화장실 뿐 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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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남이 모르는 보이지 않는 곳은 수없이 많다.
남이 본다고 생각하면 어디서든 정색을 하고 정갈하게 처신을 한다.
그런데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 왔는가.
선량인척 내숭떨지 말라 어림도 없는 소리다.
세상엔 운명이라 하기엔 가혹한 일들이 너무 많은데
그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몸과 마음을 수련(단련)하는 것 같다.
그러면 운명도 빗겨갈 것인가. 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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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으로 자신에게 철저한 저명 선사(고승)들은
떠나 갈 때도 누구를 의식한 듯 추한 모습 보이지 않고
곧곧하게 앉아 이 세상을 하직한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세상을 바르게 내 의지대로 살아가려면 몸과
마음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깨어지고 무너져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아무리 내숭을 떨어도 벗지 말라 하여도 스스로 벗어야 하고
보일 것 안 보일 것 다 보여주며 체면도 자존심도 다 내려놓는다.
이것이 그 동안 삶의 체험인데 깨닫지 못하고 모른다면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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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행이요 일상 생활자체가 수행이여야 한다는
불가의 말씀도 이제야 조금은 알듯 말듯하다.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수련은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많이 부족한 내게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