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뒤접어 보면/
뒤접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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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산수 문제도 풀어 놓은 정답을 보고
거꾸로 맞추어 올라가면 별것 아니며
내가 어디서 막혔고 생각하지 못 했는 것 인지 알 수 있다.
풀어 놓은 과정 그대로 따라 내려가도 알 수 있다.
모른다는 것은 순리대로 가는 과정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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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하고 오묘한 생각도 터놓고 뒤접어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내 어리석음의 욕심이 의구심을 키우고 궁금증을 더해 간다.
뒤접어 상대편 입장에서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많은데
그것을 이해 못하고 생고집을 부린다.
죄가 따로 있고 어리석음이 따로 있겠나.
뒤접어 보지 못하는 그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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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지난 날로 되돌아가면 그때의 삶과 다른 삶을 살 것이다.
산수공부 할 때 뒤접어서 검산도 많이 했는데
다른 문제에서도 뒤접어 검산을 잘 해야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일상에서도 풀리지 않을 때는 뒤접어 정답을 짚어 올라가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내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등등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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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뒤접지 않더라도 보이니까 보이는 대로 대충 가는데
속은 뒤접지 못하니 어떠한지 몰라 답답할 때가 있다.
화나고 답답할 때는 그래서 뒤접어 진다고 한다.
앞만 보고 무쏘처럼 당당하게 갈지라도
막히고 힘들 때면 뒤접어 길이 아니면 물러 설 줄도
돌아 갈 줄도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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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접어 보고 싶은 것이 참으로 많은데
다 까발리면 세상은 뒤접어 질 것이다
나는 어떠한지?? 기절촉풍할 일들이 수두룩하다.
몸은 물거품이라 언제 사그라질지 모르고
마음 또한 이지랭이 같아서 보이는 것 같으나 그 실체가 없다.
모두가 영원히 잡고 가두어 둘 수 없는 것이며 곧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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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는 의심으로 가득 차 답을 요구하지만 끝내 답은 없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답을 찾을 수 있다.
생각 속에는 앞뒤가 꽉꽉 막힌 듯 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내가 세상에 맞출 수도 없고 세상이 내게 맞추어 주지도 않는다.
이리저리 생각하면 세상이 답답하다.
어찌 보면 내가 답답하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