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난다./
화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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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실체에 대한 마음의 잔영 후유증으로 떠오른 생각이다.
그것을 참아 내는 데는 마음의 고통과 괴로움이 따른다.
이겨내지 못하면 사고를 치거나 자신을 학대하기도 한다.
마음의 수련 인격 됨됨이에 따라 화를 참고
이겨내는 수준과 방법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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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은 속이 문더려지기도 하고 가슴이 터질 듯하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겨내고 참아야지 이것이 인생이고 삶이다.
그렇지 못하고 생각날 때 마다 수시로 폭발하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한다면 그것이 화병이다.
내 마음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참다보면 가슴으로 뭔가 뭉클하게 흘러내리는 것을 느낀다.
그러면서 시원해지고 홀가분해 지면서 화병이 사그라진다.
수련하고 닦으면서 참는 자만이 느끼는 교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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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날 때는 속이 뒤 접어 진다.
그래도 잘 참아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화는 남의 탓이 아니라 마음을 잘 못 다스려
내 안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감정의 발로다.
진정한 자기반성과 참회를 거친다면 화날게 별로 없다.
내 잘못하고 반성하는 데는 인색하고
남 탓하고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니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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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궁핍하고 자신이 온전치 못하면 화가 자주 난다.
이럴수록 냉철한 머리와 참음의 깨달음이 절실하다.
삶 자체가 고행이고 수행이어야 하거늘
이 말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
그렇다고 피한다고 피할 수도 없으며 끌려가면 더 고달프다.
먼저 한번 생각해 보고 나를 죽이고
낮추는 것이 진정한 참음이고 구도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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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터져봐야 가슴 안이고
괴로워도 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하면 산다고 했던가.
참지 못하면 더 괴롭고 괴로워도 참아야 하는 게 화다.
남을 이기기는 쉬운데 나를 이기기는 쉽지 않으며
남에게는 솔직할 수 있는데 나에게는 얼마나 솔직하고 충실했는지.
나만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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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뜻뜻하게 살아가야 하는데
어디 불편하고 출중치 못하면 마음의 부담으로 움추려 든다.
상대 또한 나에 대한 그런 선입견을 지울 수 없기에
움추려진 내 마음은 더 움추려 든다.
못나면 못 난대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참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모든 것을 잠재우고 편안하게 한다.
세상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하고 만족할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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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의식하여 감추고 다른 것을 내세워 덮으려고 하면
어색하고 비겁해지고 우울해 진다.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거나 더 잘 봐 주는 것도 아니다.
정말 나에게 솔직하고 당당해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뻔뻔스러워 질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