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아름다움

17.무표정/

초막 2012. 4. 27. 14:01

 

무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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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 저마다 가슴 아픔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마는

그래서 길거리 표정도 전철 안 표정도 무표정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상만사 천태만상의 삶의 풍경은

더 많이 가지고 좀 더 편하게 살려고 하지요

그러는데서 만족하지 못하는 내 고집과 욕심,

쓰잘데기 없는 걱정이 만들어 내는 표정(무표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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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오늘도 세상에는 불행한 사건 사고들이 연이어 일어납니다.

그럴 때 마다 당사자들은 절규하고 절망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세월가면 잊어집니다.

그래도 무표정한 표정마저 지울 수는 없지요.

표정이 없다보니 마음이 즐거울 리 없고

매사가 짜증스럽고 괴로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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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짐을 안고 살아가면 아무리 다짐을 해도

그 괴로움은 지울 수가 없나 봅니다.

삶 자체가 고행이고 수행이라 했거늘

역설적으로 그 자체를 즐긴다면

무표정한 표정도 밝게 펴 질것입니다.

갈고 닦으면 언젠가는 윤이 나듯이

그렇게 저렇게 견뎌내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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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병이요 모르면 약이라고 했던가요.

알아서 괴로움은 몰라서 답답함보다

훨씬 더 괴롭고 힘들게 만듭니다.

이럴 때면 어떤 충고도 글귀도 세상이 귀찮아 집니다.

내 못나고 어리석으면 그렇게 되나 봅니다.

나에게 박힌 아픔은 잊지 못하면서

내가 남에게 박은 아픔은 얼마나 생각해 보았는지.

내 아픔이 절박해서야 느끼는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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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르지 못하면서 내 인연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면

이 또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요.

괴로움도 아품도 하늘의 뜻이라면 고이 받아 들여야지요.

괴로움과 원망을 내 탓으로 돌리면 마음이 편한데

남 탓으로 돌리면 열 받고 점점 더 괴로워지며

그렇다고 해결될 것도 후련함도 없습니다.

주변 환경 탓 남 탓하면서 불만을 쌓아 왔지만

정작 자신이 변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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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이라고 더운 가운데서 시원함을 느끼듯이

괴로움(아품)이 진정 나의 것으로 승화되면

괴로움 속에서도 허우로움을 느낍니다.

그 맛의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나 봅니다.

아픔은 내 것이 가장 절박하지만

나보다 더 절박한 사람들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