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33.엿판위에 엿가락/

초막 2012. 1. 12. 17:35

엿판위에 엿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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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하기를 삶이란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지만

약간 멀리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습니다.

걱정이 생기면 기분이 별로지요

걱정은 의심하고 못 믿는데서 생겨나고

믿지 못하는 것은 불안하기에 그런 것이며

그 불안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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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갑산을 갈 지언 정 일단 믿으면 평안하고 잊어집니다.

불안은 자신을 괴롭히고 오해를 낳기도 하고 걱정을 만들기도 하지요.

당시에는 불안하고 걱정이 태산 이였지만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이런 일들은 일상에서 참으로 많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낑낑되던 문제도 고학년 되면 아무것도 아니고

그때 쌈질하던 친구도 지금은 그립고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다 내가 어리석고 멍청했으며 당시 부족하고 불안한 내 마음 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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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가 인생살이가 크게 넓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걱정도 속상함도 한때의 마음이고 쓸데없는 걱정이지요.

마누라가 동창회다 뭐다 밖으로 나돌아 다니면

그때부터는 내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편안한데

집착하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들고 의심은 날개를 달고

그것이 의처증이고 불신의 씨앗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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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역시 산밭늑대라서 더 말할 것도 없으며

일단 밖으로 나가면 내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야죠.

그런데 마음속 생각까지 통제하려고 하니 엉뚱한 오해가 생기고

불신이 점점 커져 이혼까지 이어집니다.

이혼 하려는 사람들 보면 대부분 여자 분들이 오는데

하나같이 다들 잘 생겼고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혼까지 할까 물론 일부는 확실한 사유가 있지만

남자든 여자든 불신(불안)의 마음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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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무엇이든 통제하여 억지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자식이 잘 되고 그렇지 못하고도 타고난 운명이며

부모는 옆에서 도와줄 뿐이며 대신 살아줄 수는 없지요.

지금 부모세대의 부모는 자식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기회만 되면 남들과 비교하며 통제하려고 했으니

지금의 부모 세대들도 엄청 스트레스 받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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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깨달았다면 자식에게 그런 대 물림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욕심이 과하면 그대로 따라하게 됩니다.

부전자전이라고 술고래 바람끼 도박끼등도 그래서 답습합니다.

교육정책은 매번 바뀌고 입시지옥이라는 말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살아보면 헛다리짚고 엉뚱한 공부를 참 많이 했는데

지금도 그 공부가 그 공부이고 방법도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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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에 불안한 것 같습니다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다보면

그 안에 쌓인 불안한 기운이 사라집니다.

걱정은 불안 때문에 생겨나며 삶을 흔들리게 합니다.

몸도 마음도 내 엿판위에 놓여 진 엿가락인데

엿장수가 어떻게 자르든 그것은 엿장수 마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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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재단하는 엿장수는 신이며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이 자르는데 누가 막을 수 있나요.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내 운명은

이미 엿판위에 던져진 엿가락입니다.

엿장수가 자르는 대로 순리대로 잘 갈라져야 하며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맛있게 잘 먹으면

그것이 최고의 인생이고 행복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