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29.통달

초막 2011. 9. 14. 14:30

통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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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쩔쩔매던 문제도 6학년 되면 아무것도 아니고

6학년 때 어려웠던 것 역시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가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학교에서의 이런 논리는 세상살이 인생살이에서도 같습니다.

예전에 속상했던 것도 나이 들고 지나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내가 원망스러워질 때가 더 많습니다.

사람들은 마지막 떠나갈 때 이런 마음을 가집니다.

종전에 사이가 벌어졌던 것도 마지막엔 화해하고 떠나가지요

그 대표적인 예가 김영삼 김대중과의 관계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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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도 슬픔도 당시에는 곧 어떻게 될 것 같지만 언젠가는 곧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세월이 약이라 하며 그 약발이 듣지 않으면 병이됩니다.

그렇게 병이 되어 뒤따라 간분들 가끔은 가끔 봅니다.

세상 보는 눈이 따로 있고 깨달음이 별 다른 것 인가요

이런 뉴스 잘 보고 이런 글 잘 읽어보면 되지요.

학교 다닐 때 공부도 지나고 나서보면 별 것 아닌데

참 어렵게 가르쳐주고 어렵게 배웠던 것 같습니다.

깊은 상처도 세월가면 흉터는 생겨도 자연적으로 치유됩니다.

병원에서 수술 받고나면 금방 못 일어서는데

의술은 자연 치유를 도와주는 것이며

의술이 아무리 좋아도 자연치유가 안되면 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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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가면 자연적으로 치유되고 통달하는 것은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보편적인 일상입니다.

보편적인 일상은 넉넉한 마음과 풍부한 경험이 있어야 하며

지금은 그런 마음도 여유도 없는데 보편적 복지가 잘 될는지??

통달하면 보편적으로 살아가는 게 별것 아닌데

별나게 살아가시는 분도 계시죠.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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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한 선사들이야 무슨 거리낌이 있으며 걱정이 있을까.

처음 배우는 학문 노력하지 않고 통달할 수 없으며

힘들고 괴롭지만 통달하고 나면 별것 아니고 후련합니다.

통달하자면 노력도 있어야하고 마음도 중요합니다.

바늘 하나 꽂을 수 없는 쫌쫌한 마음 씀씀이

많이 배우고 부도 명예도 가질 만큼 가졌는데

늘 불만이고 행복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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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달은 하루 이틀이 아니라 시간도 걸리고 노력도 필요합니다.

고민하고 애태우고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희로애락

통달하면 모든 게 허무하지요.

지난 세월 칵칵 막혀서 헛다리짚고 헛고생하며 허튼 짓도 많이도 했는데

다 내 불찰이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친구도 초등학교 때와 지금은 차원이 다르지요.

그만큼 친구도 세월도 많이 지나왔지요.

가끔은 자존심의 굴레에 갇혀지기도 하지만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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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앞에서 속옷 못 갈아입는 것도

부랄 친구 앞에서 마음에 담은 이야기 주춤거린다면 이상합니다.

마음의 담은 이야기가 이불속에서 작당 벌렸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일상인데 그것을 주춤거리는 친구도 있죠.

물론 이불속 음탕스런 야기로 한바탕 웃길 수도 있습니다.

오래된 옛 친구는 서로가 집안 내력을 잘 알기에

나도 친구도 통달한 친구들입니다.

통달하여 다 감싸 안으면 걱정이 없는데

아직은 모르는 것이 많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