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59. 내 이름은 어디에 ??/

초막 2011. 8. 19. 13:46

내 이름은 어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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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져 죽을 뻔 했어도 물을 먹어야 하고

불에 데워 상처를 입었어도 불을 이용하여야 합니다.

보기 싫고 밉지만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물과 불 뿐이겠습니까.

생각해보면 나와 연관된 것 중에도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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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달음과 사람의 도리도 별다른 것이 아니지요.

이런 신의와 믿음을 지키며 성실히 살아가는 것인데

순간적 감정 내 고집과 아집에 빠져 이런 틀을 깨고

자기만의 길을 가기도 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고고해 보이지만

큰 사고를 치거나 주위에 피해를 입히며

인생 낙오자 되어 불행의 길을 가게 됩니다.

범죄는 이런 고비 극복하지 못하고 탈선한 것이며

참고 묵묵히 가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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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뒤편 31면쯤을 보면 인사란과 부음란이 함께 나란히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없지만 유심히 봅니다.

인사란에 올라온 자리 얼마나 높고 화려하고 부러워하는 자리인가.

거기에 이름 올린 자들은 출세한 자들이고

살아가는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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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 부고란에 올라온 자들을 보면

현직이나 지난날의 직책.직위등 화려한 경력이 나와 있고

밑으로 후손들의 이력도 등재되어 있지요.

지난날의 그 좋은 자리 두고 아쉬워서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그리고 아들딸 며느리 사위들의 화려한 이력들

그들을 그만큼 출세시키느라고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많은 애착을 느겼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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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는 장례식장은 또 얼마나 화려할까

즐비한 조화 속에 꽃송이에 묻혀 있는 영정을 보면서

유명인사들 꽉 채워 많은 조문객들이 북적이겠지요.

그러니 떠나면서도 많이 아쉬워하며 슬퍼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이라면 가야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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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노숙자로 홀로 떠돌다가

복지기관 낯선 사람의 손에 이끌려 유가족 한 명 없이

쓸쓸히 화장장으로 떠나가는 뒷모습

그 흔한 소주 한잔 올리는 자도 없고 꽃 한 송이 받치는 자도 없고

슬퍼하고 우는 자도 없이 그대로 화로 속으로 들어갑니다.

물론 묘비도 비석도 없고 이 세상 흔적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호적은 어떻게 정리되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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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놓고 싶고 버리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

영원히 가지고 싶지만 언젠가는 다 내려놓아야 할 날도 오지요.

어릴 때는 보고 듣고 열심히 배워 많이 채우라 하지요.

그것은 많이 알고 깨우치면서 깨달음을 얻어 라는 것이지요.

그렇게 배우고 채운지식이 나이 들어 욕심으로 변질되어

편법을 쓰며 잘못된 길로 가기에 버리고 비우라고 합니다.

그러면 욕심이 사라지기에 모든 것이 편해집니다.

바르게 채우지 못하면 버리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버린다고 알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망각하라는 것은 아니지요

그동안 채워둔 것을 유용하게 활용하라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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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신문31면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습니다.

인사란에 이름 올린 집안은 잔치집 분위기 일 것이고

바로 옆 부음란에 올라온 집안은 초상집 분위기겠지요.

인사란에 올린 이름도 30년쯤 지나면 바로 옆 칸으로 옮겨 갈 것 같은데.

같은 하늘 아래에서 극과 극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