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48. 그려르니/

초막 2011. 7. 7. 13:20

그려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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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다 겪고 90세 넘은 어르신 찾아가

친구와의 是是非非(시시비비)를 일러주면

이렇게 말해도 맞다. 저렇게 말해도 맞다.

친구가 말해도 모두 그렇다 맞다고 한다.

누가 어떻게 말하든 전부 ()이다.

화나고 속상하고 좀 손해 보더라도

그냥 그려르니하고 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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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렇게 애태우며 열심히 했는데

그리고 당시에는 최상이며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고 허무하다.

지나온 길 되돌아보면 한심한 일도 있고

올졸 하기 짝이 없는 맹한 일도 있다.

철없어 멋모르고 한 적도 있지만

철들고도 철부지한 일이 있다.

왜 그랬을까 다 부질없는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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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일도 왜 그러했는지 답답할 때가 있다.

반면 이순신장군 안중근의사 같은 분들은

불멸의 별이 되어 역사에 길이 남는다.

흔히 볼 수 있는 주변에서도 천년만년 살 것 같이

그렇게 악바리로 살드니만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다.

세상만사 그려르니하고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나 자신도 하찮은 존재이고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기에 한푼 두푼에 목매고

말 한마디에 흐렸다 맑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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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미적지근 맥(매듭)없으면 멍청하다고 한다.

어쩌면 여기에 삶의 지혜가 있는지 모르는데

이런 지혜는 어디가고 똑똑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여기저기서 찌지고 볶고 내편 네편 가르며 아웅다웅이다.

이것이 현실이지만 어느 시점 과거가 되면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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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고

역사를 배우고 종교를 갖고 친구도 만난다.

연세 많은 어르신의 그려르니하고 살라는 말씀

친구들 만나면서 그 마음을 조금은 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