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 2011. 6. 15. 12:35

빈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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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빈 술잔 들고 취하다가가는 것이다(노래 가사 말)

누구나 다 잘 살고 싶고, 힘들고 불행하면

그 국면 벗어나려 하는 것은 人之常情(인지상정)아닌가.

그럴수록 더 침착해야 하고 지나온 길을 돌아봐야 한다.

늪 속에 빠져 허우적거릴수록 수렁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벗어나려고 할수록 상황이 더 어려워 질 때가 있다.

그러면 지난날이 힘들고 고단했지만 그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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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현재 상태에 잘 적응하면 편해지기도 하고 견딜만 한데

욕심으로 잔머리 잔꾀 굴리다가 더 큰 불행을 자초하기도 하고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다가 회복 못하면 그것으로 상황 끝이다.

인생은 고행의 길 닥쳐오는 운명을 누가 알랴??

고달프고 힘들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삶이다.

가지면 더 가지고 싶고 뭔가는 내 존재를 과시하고 싶고

내보이려고 하다보면 잔머리 잔꾀 잡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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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편하게 살려고 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가면 된다.

어렵고 힘든 삶이였지만 당당하게 살다가 가신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누가 무슨 말을 하던 알아주기를 바라기보다 먼저 알아주자

그냥 그르려니 한 고개 두 고개 넘다보면 그게 내 역사가 된다.

바보가 될지언정 내역사의 피 티겨 놓을 일은 없지 않는가.

분수 모르고 고집 부리면 지켜보는 사람들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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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을 다 모르는데 세상이 어찌 나를 다 헤아려 줄 손가.

혹독한 추위를 씌다가 냉골로 들어가도 훈훈한 온기를 느끼고

한증막 같은 더위 속에서 밖으로 나가면 시원함을 느낀다.

외부로부터 가져오는 행복도 있지만

힘들지만 스스로 생겨나는 희열도 있다.

그래서 땀 흘려 번 돈이 더 값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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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편하게 살려고 한다고 편해지는 것이 아니다.

편하지만 편하지 않고 행복해 보이지만 행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리고 힘들지만 힘이 펄펄 넘쳐 날 때도 있다.

삶이란 누구나 빈 술잔 들고 나와서

채웠다 비웠다 하다가 빈 술잔 들고 간다.

무엇을 채웠다가 무엇을 비우고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