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염새이 똥
얌새이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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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고향에서는 흙염소를 염새(얌새)이라고 불렀지요.
이런 염새이는 마을마다 있으며 아무거나 잘 먹고 잘 자라며
얌새이 똥은 굵은 검은콩처럼 둥글고 열러 개가 배설됩니다.
마치 굵은 콩을 쏟아 부어 놓은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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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요법으로 이런 똥도 약이 되던 시절
나무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으면 똥물을 퍼 먹이기도 하고
중병에 걸려 몸져누우면 개똥을 볶아 달여 먹이기도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비과학적이고 위험천만한 일이지요
그러나 인명은 제천이라 그것 먹고 살아난 사람도 있습니다.
당시 2-3살적 기어 다니며 마루 밑에 닭똥 주워 먹었지만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잘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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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시절 점심시간에는 여러 명이 둘러 앉아
도시락 반찬을 가운데 모아 놓고 서로 나누어 먹었습니다.
검은콩 조림이 퉁퉁 불으면 마치 얌새이 똥 같았지요
당시 싱거번 친구가 염새이 거시기를 검은콩 크기만하게 2개를 만들어
검은콩을 반찬으로 가지고 친구의 도시락 속에 넣어두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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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점심시간 친구들이 둘러 앉아 식사를 하는데
하필이면 옆 친구가 얌세이 거시기를 집어 먹었는지
인상을 쓰며 무슨 콩이 이렇게 씨꿉(쓰)냐 하며 꿀꺽 삼키자
거시기를 넣은 친구가 능청을 떨며 콩 볶을 때 심하게 타면 그렇게 쓰다
새까맣게 타면 검은콩과 구별이 잘 안 간다.
잘 보고 먹지 ㅋㅋㅋ 거리며 위기를 잘 넘겼습니다.
요번에는 반찬을 갖고 온 친구가 얌새이 거시기를 멌었는지.
오늘은 이렇게 탄 콩이 많이 섞겼지?? 그러면서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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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친구들 같으니라고 쓰면 뱉어버리지 그냥 삼키다니
하기야 똥도 잘만 먹으면 보약이니까 그래서 그럴까
그 친구들 건강하게 자라 동창회도 잘나옵니다.
지금 이야기하면 뭐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