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들은 죄/
들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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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붐 세대로서 초등학교를 같이 다닌 고향 동창들
지난날 서로 이물없이 장난치며 무난하게 지냈지요
17살,18살꽃다운 시절 겨울철 기나긴 밤이면
남녀 동창친구들은 초저녁에 시골 골방에 모여서
음담패설 풍문 걸죽한 농담을 주고받을 때면
깔깔거리며 배를 잡고 뒤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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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음담패설 잡담을 무용담처럼 늘어놓으며
입담 좋은 친구가 여친들로부터 인기 만점 짱이다.
밤이 깊어지면 십시일반으로 약간의 금전을 갹출하여
구멍가게에서 막걸리 빵 그리고 라면 국수를 사와서
김치 넣고 끓인 잡탕국물에 막걸리 맛은 죽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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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어느 날 그날도 흥겹게 놀다가
걸쭉한 농담으로 입담 센 친구와 얌전하고 예쁘장한 여자친구가
밤이 으슥하여 밤참거리를 장만하려고
옆 동네 구멍가게로 가는 밤길을 나섰다.
묘등선 모퉁이 길을 돌면서 무섭다고 여자친구가 팔짱을 끼자
입담센 친구는 그대로 껴안고 묘등으로 데리고 가서
눕혀 놓고 바로 작업을 벌이자 여친도 순순이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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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달빛아래 허연 허벅지 속살을 들어내며
양다리를 벌리고 누워서 춥다며 내숭을 떨자
장난끼가 발동한 친구는 킥킥거리며 털을 잡아 당기며 장난을 치자
따갑다고 다시 엄살을 부리며 그렇게 사랑 싸움을 하다가
본격적인 작업으로 들어가 떠거운 정사가 시작되자
겁많고 책임감 강한 친구는 이러다가 혹시 분신이라도 생긴다면??
이런 걱정에 실수처럼 질외 사정을 하면서 쑈를 벌였다.
그리고 금방 작업이 끝나자 조루증이라며 한 걱정을 한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엌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겉모습과 거시기 밝히는 것은 전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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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대 시절을 화려하게 보내며 동네에서 이렇쿵 저렇쿵했지만
아무일도 없었던양 입 싹 딱고 아주 먼곳으로 시집을 가서
신랑과 찰떡 궁합으로 아들딸 잘 낳고 행복하게 살아 간다
매년 동창회때면 두친구는 꼭 참석하는데
어쩌다가 서로 눈길이 마주치면 얼굴이 붉어진다.
아마 옛정이? 첫정이? 그리운가 보다.
전혀 티내지 않고 내숭을 뜨니 다른친구들이야 알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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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술자리에서 떨어놓은 친구의 이야기인데
남자는 무덤까지 가지고 가는 비밀이 없다
그러고 보면 여자의 입이 무겁고 의리가 있다.
말하는 죄도 무섭지만 들은 죄도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