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생활

106. 단념/

초막 2010. 11. 17. 16:30

단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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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나고 똑똑하면 이러지는 않겠지

큰 사람 되어 훌륭한 인품 갖추고 저명인사 되었다면

주변에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 들것인데


초라한 형색이고 보잘 것 없으면

평상시 자주 왕래하던 사람들도

흰 구름 사라지듯 핫바지 방귀 새 나가듯

하나 둘 멀어지면서 발길 뚝이다.

나중에는 나 홀로 남지요


그래도 소식 전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사람은

오랜 친분 맺고 사아가는 고향 친구들

그들이 있기에 덜 외롭습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듯이 별 볼일 없게되면

오랜 기간 친분 맺으며 살아가기가 쉽지는 않지요

그래서 고향이 좋고 사람은 옛 사람이 좋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무어라 한들 서러워 마라

그렇게 말하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이렇게 말하면 이런 사정도 있겠지요.


다 내 못나서 그런 것을 무엇이 섭섭한가

불평하면 어리석고 못난사람 되겠지요.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갑니다.


내 마음 나도 잘 모를 때가 있는데

누가 속속들이 알아주리라고 기대하는가.

그리고 내 마음도 내 맘대로 못하면서

누구를 이기려고 마음을 다잡는가.


편하게 살려고 하지 말고 대접받으려고 생각하지 말자

내 처지가 이런데 어떤 사람을 만난들 얼마나 시원할까.

항상 현재가 최고인 것을 어찌 모르고 살았는가.


주변이 맘에 안 들면 내 마음이 그러해서 그렇고

좋아 보이면 내 마음이 좋아서 그렇게 보일 뿐

세상의 이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속속들이 다 알 수 없지만.

나무의 단면을 보면 그 수령을 알 수 있듯이

상대의 단면을 보면 그 전체를 짐작하며

상대의 마음도 나의 모습도 그려집니다..


나의 형색이 그대로 그려져 있는데

무엇을 탓하며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모든 것을 단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