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갈등/
.
갈등
/
누구나 갈등을 느끼며 살아간다
주위와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고 자신의 체면을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높이 올라가기를 갈구한다.
내가 아니면 자식이라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매년 가을이면 사찰에서 수능성취 기도하는 풍경을 본다.
밖에는 커다란 현수막도 걸려 있던데
마음으로 빌어야지 표 낸다고 더 잘되겠는가.
/
각종 종교시설을 비롯하여 사회 곳곳에서
저마다의 염원을 담아 소원을 빈다.
밖 갓 세상은 조용하고 그냥 태연한척 하지만
겉 다르고 속 다른 것이 어디 백로뿐이랴
까마귀를 웃기지만 사람들의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사람들의 저마다의 속마음을 누가 다 아랴.
/
겉으로는 공정사회 부르짖으며 저 잘났다고들 하지만
편법 불법 비리로 얼룩진 자화상은 연일 터져 나온다.
세상은 이렇게 갈등으로 요동치며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고 모임도 갖고 결속을 다진다.
다 같이 동질성의 공동의 이념을 추구하지만
그 속에서도 갈등은 꿈틀거린다.
/
동창회도 중.고등 모임은 명분 있는 친구들만 모여든다.
대학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면
대부분 시컨둥 하고 아무런 소속감을 못 느낀다.
그래서 졸업 엘범 챙기지 않는 친구도 있다.
나이 들어 갈수록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할까
그래도 초등학교 동창들의 만남은 잘 이루어진다.
/
2-30대 때는 각자 살아가기에 바빳는데
해가 갈수록 하나 둘 모여들고 친근감도 느낀다.
초등친구들은 태생적인 만남이기에 애초부터 순수하다.
사회적 모임은 목적이 뚜렷하고
여건 따라 맺어졌기에 삐끗하면 언제든 깨어진다.
명문대 출신들도 목적에 따라 선후배 동창 찾지만
그렇지 않으면 개밥의 도토리 신세다.
/
그러니 초등친구들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가.
삶의 의미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갈등 없이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에도 많은 생각 속에서 생활하는데
그 생각이 갈등이고 갈등은 곧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