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과 추억
31. 업보
초막
2010. 7. 9. 09:48
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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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은 내 업보 속에서 내가 갇혀
내가 문뎌드려지고 내 속이 터져 내가 운다.
어찌할까 어찌하면 좋을까 그래도 참고 살아가면서
내 업장 내가 털어 내야 지 누가 대신하겠는가.
친구 벗이 많다하나 저승길 동참할 수 없듯이
다 헛된 생각이고 망령이다.
내가 부린 고집 억장 다 내 업보 되어서
쌓아 놓으면 앞산도 안 보이고 내 앞날도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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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업장 다 녹이려면 얼마나 긴 세월을 보내야 하나
눈보라든 비바람이든 불려면 마음껏 불어라
소낙비든 가량비든 찬이슬이든 내리려면 실컨 내려라.
불어라 내려라 그래서라도 후련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맨날 구름 낀 날 일세 이것도 내 운명 아니겠는가.
무슨 염치로 누구를 원망하며 무엇을 탓하겠는가.
이것도 천만다행이고 감사해 하며 열심히 살아가자.
그리고 살며 생각하며 겸손을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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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와 빚진 일에는 반성과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염치없이 소원 빌며 잘되기를 바란다고 그게 잘 되겠는가.
속으면 속는 줄 알고 당하면 당하는 대로 그냥 사시구려.
지나고 나면 그게 속는 것도 아니고 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세상이치를 진작에 왜 몰랐던가.
나려고 하는 눈물이 나지 않고 땀만 삐즉 거린다.
나뭇가지 사이로 여름 햇볕이 따갑다
그사이로 바람이 슬렁슬렁 불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