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35. 소낙비

초막 2010. 6. 16. 10:11

소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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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후덥지 건 하드니만

어제저녁 일기예보가 생각난다.

 

엷은 구름사이로 내리쬐는 텁텁한 불볕더위

끈적끈적 불쾌지수를 드높인다.

 

오후에 먹구름이 되어 슬금슬금 몰려들어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우둑우둑 떨어진다.

 

소낙비는 피해가라고 했는데

그대로 가다간 흠뻑 젖을 것 같고

 

세찬 소낙비를 피하여 오도 가도 못하고

육교 아래에서 잠시 멈추었다.

 

길바닥은 삽시간에 빗물이 흥건하게 고여

굵은 빗방울이 튀어 오른다.

 

마치 돌을 던져 수제비를 만드는 것 같다.

어릴적 시절이 생각난다.

 

달아 오른 길바닥이 식혀 지면서

뿌연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그러면서 찜통더위는 한풀 꺾인다.

내 몸도 마음도 시원하다.

 

30분가량 억수같이 내려는 소낙비

햇볕이 났는데도 그칠줄을 모른다.

 

하수구 통을 가득 메워 쫄쫄거리며

물 흘러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렇게 한줄기 내린 소낙비에 열기 식히고

먼지가 씻겨 내려간 거리는 깨끗하다.

 

산중턱에 뿌연 수증기가 피어오르면서

산의 정체를 선명하게 들어낸다.

 

푸른창공이 더 높아 보인다.

여름이 역시 좋기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