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의 섭리
63. 추풍낙엽/
초막
2010. 10. 14. 17:13
추풍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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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한시에 난 손가락도 길고 짧고 하디만
지난여름 검푸름의 위용을 한껏 과시하던 가로수 잎
어느새 늬였늬였 누르스름 엷은 연둣빛을 띠어 간다.
저러다가 찬 서리 몇 번 맞으면 불그스럼 단풍으로 물들어
스쳐가는 갈바람에 맥없이 추풍낙엽 우수수한다.
바닥엔 벌써 갈색 잎 몇 개가 이리저리 딩군다.
아직도 싱싱한 잎사귀가 잔뜩 매달려 있는데
갈 때는 저렇게 제각각 중구난방 순서가 없다.
마지막엔 최후의 잎새 몇 개만 달랑 거린다.
그것도 아침이슬 영롱하나 얼마를 버틸 손가.
추풍낙엽의 섭리에 젖어들 계절이 왔다.
걸어보면 가을의 정취를 흠뻑 풍긴다.
자고나면 수북이 쌓이는 낙엽
가을의 전설은 넉넉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왠지 쓸쓸하기도 하다.
그러나 대미를 장식하면 그냥 전설로 남는다.
아무리 찬양해도 다 이야기할 수 없는 가을
축제와 겨울준비로 분주한 계절이다.
벌써 몇 번째 맞이하는가.
고고하게 떨어지는 저 낙엽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마음도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