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의 섭리
58. 잡초/
초막
2010. 8. 7. 17:32
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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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눈여겨 봐주는 이도 없고
관심 가져 주는 이도 없는 거리의 잡초
생명력이 참 대단하다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길거리
그 틈바구니 가로수 바로 밑둥 한 컷
아무도 밟지 않은 한곳에 생명의 뿌리를 내려
가뭄 든다고 물주는일 없고
비 많이 와서 물채여도 배수해 주지 않지만
그래도 무럭무럭 잘 자란다.
심술궂은 사람은 짓밟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 가래침도 뱉고
술 취한 사람 가끔 실례도 하지만 불평이 없다.
그러다가 너무 크면 보기 싫다고 가차없이 뽑혀 나간다.
지나가는 차량의 매연 다 들여 마시고
차량의 잡음과 길거리의 온갖 불평불만 다들을 텐데
무슨 낙으로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생명의 끈 놓지 않는 것을 보면
삶이 모질긴 모질긴가 보다
어떤 유행가 가사처럼 이름 모를 잡초여
그대가 피우는 꽃은 무슨 꽃인가??
화려하지도 않고 향긋한 향기 머금지 않았지만
세상사 희로애락의 숨결이 헐떡이는 것 같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오만사 형상 다 지켜보면서
조용히 커 가고 있는 너의 초라한 모습
오늘도 너를 보면서 나의 인심을 키우며 위안을 삼는다.
무럭무럭 자라서 내년에도 그다음 년에도
계속 너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