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17. 있는 그대로

초막 2010. 10. 13. 17:03

가을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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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단풍을 보고

아름답다 하지 못하는 것는 병이다.

좋으면 좋은 줄 알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으니 불행으로 다가 온다.

늦게 깨달으니

얼마나 어리석고 웃음거리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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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 같은 삶

습기 차고 방치하면 곧 녹이 쓴다.

항상 갈고 닦아야 광택이 난다.

평생을 갈고 닦으며 살아가야 할 삶

한번 망가지고 나면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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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록 정신 바짝 차리고 더 갈고 닦아야 한다.

그런데 옛날 버릇을 아직도 못 버리고

엉뚱한 생각만 한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 좋은 가을도

때가 지나면 눈보라 치는 겨울이 온다.

 

인생 ?? 苦行이라 했거늘 마음이 참 힘들다.

뭔가 자꾸 내세우려고 하고 파고들려고 하면

병은 점점 더 깊어진다.

말처럼 모든 게 그렇게 싶지 않지만

고독을 취미로 고생을 낙으로

괴로움 자체를 즐기자.

그렇게 살다가 가는 것이

삶이고 인생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