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가는대로

75. 늦둥이/

초막 2010. 5. 30. 17:00

늦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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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같으면 40대에 손주를 볼 나이인데

요즘은 늦둥이 생산한다고 난리다.

고령산모가 늘어나는 추세라 20대 산모는 찾아보기 힘들고

30대 40대 엄마가 주를 이룬다.

젊은 엄마가 좋지만 저출산으로 더운밥 식은밥 가릴 때가 아니다.

무조건 많이 낳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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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로 간다면 2100년쯤은 인구가 반토막 난다는데

그때 우리들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러면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바빠도 실을 바늘허리에 묶어서 꿰멜수는 없으니

시집안간 20대 30대 처녀나 과부보고 애 낳으라고 할 수는 없고

예전 새마을 운동으로 식량증산 하듯이

40대 늦둥이라고 펑펑 쏟아 부어서

인구증가에 기여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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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오이도 송송 썰어서 묻혀 먹으면 맛이 나고

늙은 호박도 잘 달여 먹으면 약효가 있다.

그런데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호박잎이 오뉴월 땡볕에 골아서 시들시들 허물허물하면

호박이 아무리 버지기만 하고 건실하다 해도 말짱 도루묵이다.

요즘 40대 남자들 밤일 낮일에 시달려 스트레스 받아

얼굴이 누리띵딩한게 마치 호박잎 누렇게 떠서

히주구리 한 것처럼 힘아리가 하나도 없어 보인다.

이래가지고서야 무슨 늦둥이를 보겠는가.

튼튼한 호박도 중요하지만

지탱해주는 잎사귀와 줄기도 보호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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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하늘을 본다고 다 별을 딸 수는 없다

하늘이 맑고 청명하게 개어 있어야 한다.

비오고 흐리면 하늘을 봐도 별이 없다.

저출산으로 늦둥이 바람이 부는데

늙은 호박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호박을 덮고 있는 잎과 줄기도 신경 써야 한다.

저출산 대책으로 각종 보조금과 혜택도 날로 늘어난다.

뭐든지 돈만 된다고 하면 덤벼드는 세상이니까

이러다간 아기 낳는 전문 인력이 등장하여 상업화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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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기들은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여 보호를 해도

늦둥이는 이미 물 건너갔다.

그래도 누구는 아직 쓸만한데 그가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