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21.5월

초막 2010. 5. 1. 22:37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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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4월의 봄날은 가고

5월의 푸르름이 넘실거리는 늦봄이다.

길거리 곳곳에 노랑 빨강 흰 꽃

그리고 땅에 착 달라붙은 보랏빛 땅꽃까지

모두가 흐드러지게 피어 봄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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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는 산에서만 피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도심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소나무도 많이 볼 수 있다

산에 있어야 할 야생화와 나무가

사람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산을 떠나

공기 탁한 도심 속으로 옮겨왔다.

어차피 왔으니 운명이 다하는 그 날까지

잘 적응하며 만수무강하였으면 좋겠다.

소나무는 생명을 다 할 때가 가까워 지면

종족을 보존하기 위하여 솔방울을 많이 만든다

그런데 도심의 소나무는 유독 솔방울이 많다.

공해에 찌들어 살아가기가 힘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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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날씨로 4월에 내리쬐지 못한 봄볕이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5월의 햇볕은 강렬하고 따갑다.

봄은 건너뛰고 여름으로 바로 가는 줄 알았는데

4계절이 없어지고 2계 절이 될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5월이 되고 보니 역시 봄은 봄

날씨도 꽃도 사람들의 옷차림도 모두가 화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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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풀거리는 치마자락속으로 봄바람이 스며 들어간 것일까.

길가는 처녀 엉덩이가 부풀어 오른 것 같이 유난히 커 보인다.

5월은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 어버이날 어린이날

무르익어가는 늦봄의 푸군함이 한껏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