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글
20.민초
초막
2010. 4. 25. 11:29
민초 / 철길 옆 이름도 모르는 노란 꽃이 무수히 피어 있다. 침목에서 흘러내린 자갈사이 틈새를 삐짚고 올라오고 잡풀 사이에 섞여 있는 것도 있고 줄도 간격도 안 맞다. 그렇게 멋대로 핀 것을 보니 일부러 심은 것은 아니고 자연 발생적으로 피어난 들꽃이고 잡풀이다. 그리고 거리 가로수 밑에도 여기저기 피어 있다 / 모두가 척박하고 메마른 땅인데 생명력이 모질다. 작년에 핀 꽃의 씨앗이 혹독한 겨울을 땅속에서 보내고 봄이 온 것을 알고 고개를 내 민 것이다. 그나마 노란색이여서 눈에 확 띤다. 조그마하고 초라한 저 노란 꽃도 이름이 있을 텐데 이름을 모르니 그냥 잡풀 들꽃 민초인가 보다 오가는 사람들은 저 노란 꽃을 얼마나 기억할까. / 하루 종일 몇 분마다 지나가는 시끄러운 전철길 옆 차가 지나갈 때마다 뜨거운 바람이 꽃잎을 흔든다. 그리고 길가 가로수 밑에 핀 노란 꽃은 지나가는 사람들 발길에 밟혀죽지 않고 피어났다. 모두들 시련을 이겨내고 앙증맞고 예쁘게 피어 있다. / 주변 공사를 한다거나 환경을 가꾼다고 법석을 떨면 자리를 내어주고 무참히 살아 질 것이다. 보통사람 일반서민도 저 꽃처럼 모질게 살지만 그 형편이 그리 넉넉치 않고 편하지 않다. 무슨 일 있으면 저 노란 꽃처럼 무참히 무너진다. / 번듯한 곳에 자리하지 못하고 가장자리에 핀 노란 꽃들 서민들의 삶 같아서 보고 보고 또 보았지만 노란 꽃은 아무 말이 없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 다음 달이면 노란 꽃들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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